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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저자 이병준

달 후인 1999년 1월 19일은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지 만 30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 강산이 3번 변화하는 동안 기간 산업인 발전설비의 용량이 1,274㎿에서 현재 43,475 ㎿로 경제성장과 더불어 34배나 크게 증가되었다.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는 개도국에서 탈피하여 선진국으로 발돋음하고 있으며, 이에 발 맞추어 기계 산업분야에서도 증기터빈, 가스터빈, 항공기, 선박, 펌프, 압축기, 전동기 등의 초대형 회전기계를 비롯하여 가전제품, 자동차 방적기 등에 사용되는 극소형 회전기계의 제작능력도 갖추었다.

그러나 내형적으로는 이들 회전기계의 운영 관리 실태를 보면, 대기업인 경우에도 개도국 수준에 있고 중소기업인 경우엔 기계 상태 분석 장비는 고사하고 측정 계측기 조차 없는 실정이어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된 원인은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설비의 운영관리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설비 상태의 측정 및 분석 장비의 채용이 경제성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고 있으며, 이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회사의 주종 생산품과 관련한 전공 분야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승진, 보수 및 업무 환경면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어 성실성, 창의력이 부족하여 회사 발전에 큰 기여를 못하고 있다.

고효율, 저비용의 설비 운영을 통하여 경제력 향상을 위해서는 설비중 가장 중요한 회전기계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고장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완벽한 정비를 조기에 시행하는 시스템 즉 장비와 인력의 확보이다. 특히 능력있는 인력의 확보는 더더욱 중요하다. 사람의 진맥을 짚어보고 맥박의 고저, 강약 및 주기 등과 오랜 경험에 의한 정보를 활용하여 올바른 진단을 함으로써 조기에 쾌유케하는 편작과 같은 명의도 있지만, 이와 반대로 지식과 경험 부족으로 오진을 함으로써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돌팔이 의사도 있다.

이와 같이 동일한 정보들을 가지고서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한 진단결과는 기계의 건강상태를 양호하게 유지시킬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진단결과는 기계를 파손시키는 경우에 이르게 된다. 즉 기계의 운명은 기계 기술자의 진단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에 각자가 기계의 명의가 되기 위해서는 ① 설비의 구조 및 특성을 파악하고 ② 계획 정비(Overhaul) 기간중 규정에 맞는 확실한 정비를 행하고 ③ 올바른 운전을 행하여야 하고 ④ 신속 정밀한 계측 장비를 사용해야 함은 물론 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기계별로 특성이 다양한 진단 기술을 숙지하여야 한다.

본 책자의 내용은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편 “진동의 기본 기술”편에서는 회전기계의 상태 감시 항목으로 진동, 압력, 온도 등 많은 인자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시되고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보다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인자는 진동이다. 따라서 회전기계의 진동 진단 기술자들이 반드시 알아야할 내용인 기본 기술로써는 진동의 매개변수, 변환기, 기록 및 분석장치에 대한 기초이론, 특성 및 활용에 관한 것들을 또 진동시스템의 공학적 이해를 가지므로써 실제 운전시 기계의 안전상태 유지를 위한 시스템 역학 및 공진에 관한 것들을 또한 끝으로 회전기계의 부품별, 기계별로 운전중 발생하는 진동의 특성, 신호분석 방법 및 진동의 허용치를 나타내는 평가 기준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제 2편 “진동의 경험사례”편에서는 먼저 회전기계의 진동 진단시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사항들을 사례를 들어 종합정리하였으며, 회전기계서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13가지 진동의 원인별로 진동의 발생 현황, 분석, 대책 및 해결방법을 제시한 70여개의 국내외에서 발생한 경험사례를 수록하므로써 이 사례를 통하여 진동진단 기술자들의 진단기술 향상을 도모하여 사고의 조기발견 및 대책을 수립할 수 있게하여 회사의 고효율 경영에 크게 이바지 하게 하였다.

제 3편 “기계의 정비기술” 편에서는 회전기계의 정비시에 가장 많이 다루게 되는 요소인 저널과 추력 베어링, 축정렬 및 로터 발란싱 항으로 나누어 편집하였다. “저널과 추력 베어링” 항에서는 설계개념, 종류별 특성, 점검항목 및 방법 그리고 측정 및 조정방법에 대하여 상세히 기술하였고, “축정렬”항에서는 축정렬의 기본사항, 측정기법, 작도, 계산 및 도상연습 문제를 비롯하여 최신 기법인 Laser Alignment의 현장 활용방법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또한 “발란싱”항에서는 불평형의 형태와 진동특성, 일면․이면․다면 발란싱의 실기 연습문제와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발전기 로터의 열적 불평형에 대한 근원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제 4편 “기계의 고장분석” 편에서는 기계 고장에 대한 신속 정확한 원인 규명 절차(Troubleshooting)에 대한 내용으로 금속학적 및 기계 요소별 고장발생 과정과 분석방법을 기술하므로써 이를 토대로하여 터빈, 압축기, 펌프, 엔진 등 공정 기계별로 각각의 사례를 들어 고장원인 해결(Troubleshooting) 기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므로써 문제 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본 내용의 주내용은 Heinz P. Block과 Fred K. Geitner 저”Machinery Failure Analysis and Troubleshooting”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제 5편 “부록”편에서는 “도해 진동 진단표”, “기계 진동 용어”, “기계 손상 용어”, “터빈 베어링 점검기준” 등의 항목으로 구분하였다. “도해 진동 진단표”항에서는 주요 진동 원인별로 진동 Spectrum이 도해되어 있고 이의 특성들이 설명되어 있다. “기계 진동 용어”와 “기계 손상 용어”항에서는 진동의 용어나 손상 용어에 대하여 사전 형식으로 꾸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하였다. 또한 “터빈 베어링 점검기준”항에서는 틸팅 패드 베어링을 포함한 슬리브 베어링과 추력 베어링의 점검항목 및 주기, 판정기준과 부적합에 대한 표준적 조치 사항을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편집하였다.

본 책자는 회전기계의 진동진단, 고장원인 해결(Troubleshooting) 및 올바른 정비의 길잡이로써 풍부한 경험에 의한 유익한 통찰력, 아이디어 및 지침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장 기술자들이 혹독한 경험을 통하지 않고서도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 책으로 무한경쟁 시대에 있어 기술 지식 향상을 통해 경쟁력 제고의 결과를 얻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혹한이나 혹서, 때로는 뜬눈으로 며칠 밤을 꼬박 새어 지친 몸을 이끌고서도 사경을 헤매는 말못하는 기계를 진단하면서 마치 병든 자식을 애처롭게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심정처럼 고뇌와 고독을 함께 하는 현장 기계 기술자들에겐 문제 해결의 원칙을 제공함은 물론 숙지하여야 할 많은 기초 지식을 담고 있다. 회전 기계의 현안 문제를 다루면서 때로는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성실성을 가지고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을 다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매우 보람된 결과를 가져오므로 사명감을 갖고 정지하시기를 바란다.

본 책자를 집필하기 시작한지도 어언 4개 성상이 흘렀다. 작년초에만 하여도 OECD 가입 및 G7 국가로 진입하려할 만큼 온 국민이 자부심을 갖고 축제분위기 처럼 들떠 있었는데 이제 IMF 체제하에 들어서면서부터 우리 경제는 날개 꺽인 새모양 급격히 추락하였고, 각 분야의 구조조정으로 200백만명에 이르는 실직자들의 양성으로 경제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혼돈의 상황에 처해있다. 4개 성상도 대단히 긴 세월인 것을 실감케하는 현실이다.

이 책을 펴냄에 있어 최신 자료들을 제공하여 주고 편집 방향과 조언을 아낌없이 보내주신 Bently Nevada Korea의 고세영 사장, 장은구 박사와 서강수 실장 그리고 진성 엔지니어링의 한상훈 사장과 유충렬 과장께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이 이 책을 출간하도록 적극 협조하여 주신 고세영 사장께 재삼 감사를 드립니다.

일상업무에 바쁜 중에도 자료수집 및 정리에 아낌없는 수고를 하여준 김계연, 한호준, 황재현 부장과 고우식, 김두영 윤완노 과장 그리고 한전기공의 진동 및 터빈 분야의 전문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처음부터 끝까지 수정 및 편집에 전념하여준 정재홍 과장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만 3년동안 여름 휴가도 없었고 출장없는 주말에는 일거리를 집으로 싸들고 갔어도 불평없이 지내주었고 오히려 격려하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번역일을 하면서 늦게까지 함께 있어준 아내(李知娟)와 딸(昇姸), 아들(載熙)에게 사랑의 뜻을 전한다.

1998년 11월 11일

月抱 李秉俊